하노이 중심에서 만나는 숨겨진 역사 – 메트로폴 호텔 지하 벙커 이야기

출처: VnExpress, 2025년 5월 4일자
기사 원문: Căn hầm bí ẩn dưới khách sạn hạng sang ở Hà Nội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

하노이 중심에서 만나는 숨겨진 역사 – 메트로폴 호텔 지하 벙커 이야기

하노이의 가장 중심부, 호안끼엠 호수 근처에 자리한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Sofitel Legend Metropole Hanoi)’는 단순한 고급 호텔이 아닙니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인 1901년에 문을 연 이 호텔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외교관, 작가, 예술가, 정치인의 발자취를 간직해온 장소입니다.

그런데 이 역사적인 호텔 아래, 아무도 몰랐던 비밀 공간이 존재했습니다. 바로 전쟁 당시 외국인을 위한 지하 벙커입니다.

전쟁의 흔적, 그리고 발견

이 벙커는 1965년부터 미군의 북베트남 폭격에 대비해 운영되었으며, 그 존재는 수십 년간 철저히 비밀로 유지되었습니다. 그러다 2011년, 수영장 근처 배수 시스템 공사를 하던 중 호텔 직원이 낡은 철문을 발견하게 됩니다. 문을 열어 들어간 공간은 어둡고 습기 찬, 그러나 완벽하게 보존된 방공호였습니다.

이 벙커는 콘크리트 벽으로 단단히 보호되어 있었고, 당시 기준으로는 최첨단이던 공기 정화 장치, 응급 통신 시스템, 간이 화장실 등을 갖춘 2평 남짓한 공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은 전쟁 당시 하노이를 방문한 미국의 반전 가수 조안 바에즈(Joan Baez)가 실제로 대피했던 장소로도 유명합니다. 그녀는 바로 이 벙커 안에서 미군의 폭격 소리와 함께 노래 ‘Where Are You Now, My Son?’을 녹음했습니다. 이 노래는 지금도 벙커 투어 중에 함께 재생되며, 당시 상황을 생생히 전합니다.

현재, ‘투숙객 전용 투어’로 되살아나다

호텔 측은 이 벙커를 보존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으며, 하루 두 차례(오후 5시, 6시) 무료로 진행되는 ‘메트로폴 벙커 투어’를 통해 투숙객에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투어는 단순한 시설 관람을 넘어, 베트남 전쟁과 외교사의 단면을 짧지만 깊이 있게 보여주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전통과 럭셔리의 조화 – 메트로폴 호텔의 현재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는 두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헤리티지 윙: 1901년 본관 건물로, 프랑스 식민지 양식의 고풍스러움이 살아 있는 객실
• 오페라 윙: 보다 현대적인 네오클래식 스타일의 객실과 스위트룸

객실 요금은 약 200~250달러부터 시작하며, 고급 스위트룸은 400~500달러 이상입니다.

고급 호텔답게 완비된 부대시설도 메트로폴의 품격을 더합니다.

• 야외 수영장
• 전통 프렌치 스파 & 피트니스 센터
• 고급 레스토랑 및 와인바 (Le Beaulieu, Angelina 등)
• 컨시어지 및 공항 셔틀 서비스
• 전 객실 무료 Wi-Fi 및 룸서비스

그리고, 이 호텔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건 바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경험’입니다.

하노이 여행, 호텔 그 이상을 원한다면

많은 이들이 하노이를 찾을 때 호안끼엠 호수, 구시가지, 성요셉 성당 등을 찾습니다. 하지만 ‘메트로폴 호텔’은 그 자체가 하나의 역사이자 문화 공간입니다. 벙커의 어두운 역사와 현대의 세련된 공간이 공존하는 이곳은, 단순히 하룻밤을 보내는 숙소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만약 하노이에서 잊지 못할 숙박 경험을 찾고 있다면, 메트로폴은 단연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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