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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범죄도시인가, 오해인가?— 시아누크빌과 스캠 허브의 탄생

by 360비나 2025.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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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마다 ‘범죄도시 캄보디아’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납치, 감금, 사이버사기… 그러나 그 이면에는 단순한 범죄가 아닌 경제 구조의 붕괴가 숨어 있습니다.

시아누크 국왕의 이름에서 탄생한 도시, 시아누크빌(Sihanoukville).
한때 캄보디아의 자존심이던 이 도시는 왜 ‘스캠 허브’로 불리게 되었을까요?
지금, ‘범죄의 나라’가 아닌 방치된 시스템의 결과물로서의 캄보디아를 살펴봅니다.

 

Ⅰ. ‘범죄도시 캄보디아?’ — 언론이 만든 이미지의 진실

최근 언론은 ‘캄보디아=범죄국가’라는 자극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뉴스 속 제목들은 마치 동남아 전체가 위험지대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건의 대부분이 시아누크빌(Sihanoukville)이라는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한국인이 피해자로 등장하면서 ‘범죄도시’라는 인식이 더 강해졌지만, 그 안엔 우리가 모르는 경제적 맥락이 숨어 있습니다.

“시아누크빌은 단순한 범죄의 도시가 아니라, 감시가 사라지고 자본이 왜곡된 결과로 탄생한 시스템 붕괴의 현장이다.”

 

한때 시아누크빌은 ‘캄보디아의 부산’이라 불렸습니다. 항구도시로, 물류와 관광의 중심이었죠. 하지만 2010년대 중반, 급격한 자본 유입과 함께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관광객이 줄고, 대신 카지노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이때부터 도시의 구조는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잃어버리기 시작했습니다.

💡 ‘범죄도시’는 언론이 만든 단어일 뿐, 실제로는 구조적 방치의 결과입니다.

Ⅱ. 시아누크빌의 이름과 역사적 배경

‘시아누크빌(Sihanoukville)’이라는 이름은 캄보디아 독립의 상징인 시아누크 국왕의 이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는 프랑스 식민지에서 독립을 이끌며 캄보디아 현대사를 만든 인물입니다. 도시명 자체는 “시아누크의 도시(Sihanouk’s Ville)”를 의미하며, 국가의 자부심을 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독립 이후에도 경제 구조는 여전히 취약했습니다. 프랑스 식민지의 잔재는 남았고, 공업 기반이 약한 채로 관광과 항만 중심의 경제만 남았습니다. 결국 외세 자본이 들어올 때마다 도시가 흔들리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이것이 나중에 중국 자본이 들어왔을 때 도시 전체가 빠르게 종속되는 토양이 됩니다.

실제로 2010년대 이후 중국 투자자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바뀌었습니다. 고층 호텔, 카지노, 리조트가 세워졌지만, 현지인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자본은 지역사회로 들어오지 않고, 외국 기업과 정치권으로 흘러들었기 때문입니다.

Ⅲ. 카지노 자본과 중국 투자, 스캠 산업의 시작

시아누크빌의 카지노는 단순한 도박장이 아닙니다. 이는 훈센 정권의 정치자금 창구 역할을 했고, 동시에 외국 자본이 현지 시스템을 장악하는 통로였습니다. 2015년 이후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해외도박을 단속하기 전까지, 시아누크빌에는 약 200개 이상의 카지노가 생겼다고 알려졌습니다.

이 시기 캄보디아 정부는 카지노 운영 허가권을 통해 막대한 외화를 끌어들였지만, 그 과정에서 감시·규제·조세 시스템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불법 송금, 마약, 인신매매, 온라인 사기 등이 ‘카지노 산업’이라는 이름 아래 함께 성장하게 된 것입니다.

🎰 카지노 → 코로나 → 온라인 스캠. 한 줄의 변화가 한 도시의 운명을 바꿔놓았습니다.
시아누크빌에는 중국 자본으로 고층건물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

Ⅳ. 코로나 이후 사이버범죄 생태계로 전환된 시아누크빌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자 관광객이 사라지고 카지노가 문을 닫았습니다. 그때부터 시아누크빌은 ‘오프라인 도박 도시’에서 ‘온라인 사기 허브’로 바뀌었습니다. 카지노 노동자와 투자 브로커들이 갈 곳을 잃자, 불법 온라인 산업이 새로운 ‘먹거리’가 된 것이죠.

중국계 범죄조직이 주도한 온라인 플랫폼들은 보이스피싱, 가상화폐 사기, 감금형 노동을 결합했습니다. 피해자는 한국·대만·태국인뿐 아니라 캄보디아 현지인까지 포함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스캠 공장(Scam Factory)”에 감금돼 강제노동을 당했습니다.

국제 NGO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시아누크빌 인근 ‘경제특구’ 지역의 약 30%가 불법 사이버조직이 점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단순한 범죄집단이 아니라, **정치권·경찰·기업이 얽힌 복합 네트워크**로 진화했습니다.

“시아누크빌의 범죄는 범죄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통제되지 않은 권력과 무책임한 투자가 만든 산업이다.”
프놈펜 외곽 범죄 단지 중 하나인 '프린스 단지'의 항공 사진

Ⅴ. 결론 — ‘범죄의 땅’이 아닌 ‘방치된 시스템의 결과’

우리는 종종 ‘캄보디아=위험한 나라’라고 단정하지만, 그건 현상을 너무 단순하게 본 시선입니다. 시아누크빌의 범죄화는 결국 경제·정치·외교 시스템이 방치된 결과였습니다.

국제 사회는 여전히 “개발도상국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ODA 자금을 투입하지만, 그 돈이 실제로 어디로 흘러가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습니다. 투명성이 사라진 곳에서 ‘착한 돈’은 언제든 범죄의 연료가 될 수 있습니다.

🇰🇭 캄보디아는 범죄의 나라가 아닙니다. 그것은 감시가 사라진 자본주의의 축소판이자, ‘누가 감시하지 않는 돈’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제 우리는 캄보디아를 공포가 아닌 데이터로 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 도시의 몰락은 앞으로 다른 개발국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훈센 체제와 베트남·중국의 그림자 구조’를 통해 이 범죄의 생태계가 어떻게 국제 정치와 얽혀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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