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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센과 베트남, 그리고 캄보디아 권력 구조의 그림자

by 360비나 2025.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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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리더십이 40년 가까이 지속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요?
캄보디아의 훈센(Hun Sen)은 1985년부터 현재까지 사실상 권력을 놓지 않은 지도자입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언제나 베트남과의 특별한 관계가 존재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훈센의 권력 구조, 베트남과의 상호 의존, 그리고 그것이 투자·ODA·외교의 그림자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살펴봅니다.

Ⅰ. 훈센의 등장 — 베트남이 만든 지도자

훈센은 1979년, 폴포트 정권 붕괴 직후 베트남군의 도움을 받아 등장했습니다. 당시 그는 크메르루주(Khmer Rouge) 내부에서 활동하다 숙청 위기를 맞자 베트남으로 망명했고, 이후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점령한 뒤 새 정부의 핵심 인물로 세워졌습니다. 즉, 훈센의 집권은 단순한 국내 정치의 결과가 아닌, ‘베트남의 정치 프로젝트’였습니다.

“훈센은 캄보디아를 통치하지만, 그 뿌리는 베트남이 설계한 정치 시스템 속에서 자라났다.” — 국제정치 분석가 J. C. Mabry, *Asian Governance Report* (2022)

그의 통치는 40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정권 교체가 단 한 번도 없었고, 2023년 총선 이후에는 장남인 훈마넷(Hun Manet)이 총리로 공식 승계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주요 결정권은 여전히 훈센 본인이 쥐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국가 안정의 상징’이라 부르며, 반대 세력을 “혼란의 씨앗”으로 규정합니다.

⚙️ 장기 집권은 ‘안정’의 다른 이름일 수 있지만, 동시에 ‘감시의 부재’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캄보디아 40년 장기집권 독재자 훈센

Ⅱ. 베트남과의 관계 — 의존과 견제의 이중 구조

훈센과 베트남의 관계는 단순한 우호 관계가 아닙니다. 1979년~1989년까지 베트남은 실제로 캄보디아에 군을 주둔시키며 ‘친베트남 정권’을 유지했습니다. 훈센은 그 기간 동안 ‘괴뢰정부의 총리’로 불렸고, 이후 베트남군이 철수한 뒤에도 경제·군사·외교 라인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양국은 국경 문제·경제 개발·투자 협력 등으로 긴밀히 얽혀 있습니다. 베트남 기업들은 캄보디아에서 통신, 에너지, 금융, 농업 등 핵심 산업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는 겉으로는 ‘개발 협력’이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의존 구조로 기능합니다.

훈센은 베트남에 ‘국가 안보 보증’을, 베트남은 훈센에게 ‘정권 유지의 안전판’을 제공했습니다. 이 관계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며, 캄보디아의 외교 정책을 제한하는 **보이지 않는 족쇄**가 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지도

Ⅲ. 훈센 체제의 내부 구조 — 가족, 정당, 군의 삼각축

캄보디아의 정치 시스템은 겉으로는 민주주의를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가문 체제’로 움직입니다. 핵심 축은 가족–정당–군의 세 축입니다.

훈센의 가족은 내각, 군, 중앙은행, 언론, 재단에까지 포진해 있습니다. 그의 부인 분라니(Bun Rany)는 캄보디아 적십자사 회장을 맡고 있으며, 장남 훈마넷은 총리, 차남 훈마니트(Hun Manith)는 군사정보국장입니다. 이 체계는 ‘캄보디아판 김씨 왕조’라 불릴 정도로 권력이 세습되었습니다.

집권당인 CPP(Cambodian People’s Party)는 형식상 정당이지만, 실제로는 훈센 개인의 네트워크이자 충성 체계입니다. 반대 정당 ‘캄보디아 구국당(CNRP)’은 2017년 해산되었고, 언론과 시민단체는 강력한 통제를 받습니다.

🧩 정당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가족 정치’뿐입니다. 이 구조는 부패와 불투명성을 제도화합니다.

군대 또한 권력의 핵심입니다. 훈센은 군과 경찰 고위직을 친인척과 측근으로 채워 정권 유지의 실질적 수단으로 활용합니다. 그 결과, 캄보디아는 ‘군이 정부를 지키는 나라’가 아니라 ‘정부가 군을 장악한 나라’로 변했습니다.

Ⅳ. 권력의 그림자 — 투자와 원조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권력 집중 구조는 외국 자본과 원조금의 흐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의 ODA(공적개발원조)는 ‘빈곤 감소’라는 명분으로 집행되지만, 그 돈이 실제로 **정치적 보상·사유화**의 수단으로 사용될 위험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요 인프라 사업이나 농촌 개발 프로젝트의 시공사·하청사는 대부분 CPP계 기업이거나 훈센 가족 소유 회사로 연결됩니다. 이 때문에 외국의 선의가 결국 권력 유지에 활용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습니다.

“원조금은 민주주의의 도구가 아니라, 권력의 연료로 작동하고 있다.” — *Human Rights Watch Report (2023)*

이 구조는 단순히 윤리적 문제가 아닙니다. 투명성·법치·행정 절차가 약한 국가에서는 투자가 언제든 정치적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ODA·FDI 자금이 훈센 체제의 ‘경제적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된다면, 그 부담은 결국 외국 기업과 투자자에게 돌아옵니다.

💰 ‘정치 리스크’는 외부 변수가 아닙니다. 그것은 이미 내부 구조 속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Ⅴ. 결론 — 리스크를 읽는 눈

훈센 체제는 단순히 한 사람의 장기 집권이 아닙니다. 그것은 외세의 영향, 가족 정치, 제도적 부패가 결합된 복합 구조입니다. 이 시스템은 안정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견고한 불투명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투자와 원조를 받고 있지만, 그 내부의 권력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투자는 언제든 리스크로 변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캄보디아가 위험하냐 안전하냐’가 아닙니다. 누가 권력을 쥐고 있으며, 그 권력은 어디로 돈을 흐르게 하는가 — 이 질문을 던질 줄 아는 투자자만이 손실을 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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